일본 통신회사인 DDI는 NTT라는 골리앗에 맞서 싸우는 다윗 같은 존재다.

지난 85년 통신사업면허를 신청했을땐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87년 시외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년만에 매출 3천억엔, 순이익
4백억엔을 올리는 우량기업이 됐다.

DDI 성공신화의 주인공인 센모토 사치오 전 사장은 일본내에서 독점기업에
대항하는 벤처정신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성공이 보장되는 NTT 간부자리를 박차고 나와 당시만 해도 척박했던 일본내
벤처문화를 일군 것이다.

그의 벤처경영론과 비즈니스 경험을 담은 "나는 이렇게 벤처기업을
성공시켰다"(원제 "보상받지 못하는 노력은 없다", 허남정 역,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그는 이 책에서 부족함이 없는 사회,그래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지 못하는
"성공불황"이 일본에도 찾아왔다고 진단한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을 극복하려면 벤처기업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원을 우대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유연한 변신을 계속하는 모토롤러,
글로벌 스탠더드의 모델인 질레트사 등 미국 기업의 경영철학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하고 항상 자기개혁에 열중하며 결단력을 지닌 벤처
기업가의 리더십도 체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공하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1장)는 얘기다. 이어 "무로부터 도전"
(2장)에서 자신의 창업과정을 예로 든다.

불리하기 때문에 좋은 발상이 떠올랐고 무에서 출발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또 게이오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긴 이유, 제자들과 함께 환경관련 벤처기업
을 창업한 이야기도 풀어놓는다.

또 벤처창업정신이라 할 수 있는 "엔터프레너십(Enterpreneurship)과
21세기형 비즈니스"(3장),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자"(4장)에서
깊이있는 경영론을 다룬다.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