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5월부터 76년 10월까지 중국의 최고지도자 마오쩌둥이 주도해 대륙을
대격변의 소용돌이로 몰아간 문화대혁명.

현대 중국을 이해하는데 있어 문화대혁명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이 혁명을 알지 못하고서는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측면은 물론
현재의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건설하고자 하는 중국식의 사회주의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대혁명의 발생원인과 전개과정, 이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와 정리과정을
분석한 "문화대혁명사"(진춘밍.시쉬옌 저, 나무와숲, 1만5천원)가 나왔다.

문화대혁명과 관련해 중국 학계의 본격적인 연구서가 국내에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중공중앙당교 교수, 마오쩌둥 사상이론과 실천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진춘밍과 중국공산당사 전문연구원인 시쉬옌은 중국 내에서 문혁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95년 출간된 이 책은 옌자치의 "문화대혁명 10년사", 왕녠이의
"중국대동란의연대"와 함께 문혁 연구분야의 대표적인 저서로 꼽힌다.

지금까지 서구 학자들이 체계화한 "최고영도층 내부의 권력투쟁설"을
일축하고 문혁 발생의 대내외적 요인들을 폭넓게 수용했다는 점에서 중국
학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고 있다.

저자들은 81년 중국공산당 11기 6중전회의에서 "건국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를 통해 당이 내린 공식적인 평가에 근거, 문혁의 발생
원인을 크게 3가지로 진단하고 있다.

우선 50년대 후반 생산력의 낙후로 초래된 중국 사회의 모순을 "부르주아와
프롤레타이라 계급 사이의 모순"으로 파악한 지도층의 좌편향적인 시각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직과 제도상의 결함으로 나타난 마오쩌둥의 독단과 개인숭배를 두번째
요인으로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국제적 반수정주의와 중국 내의 반수정주의의 상호작용에서
문혁의 발생원인을 찾고 있다.

56년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소련의 수정주의와 폴란드 헝가리를 비롯한
동구권의 수정주의적 분위기가 중국을 바짝 긴장시켰고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서도 수정주의자를 솎아내자는 문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문혁은 중국 사회에 사상적 혼란, 국민경제의 파괴, 과학문화
분야의 손상 등과 같은 부정적 효과를 가져왔지만 새로운 사회제도의 건립을
위한 좌절과 실패라는 값진 경험은 중국식의 사회주의 건설을 가능케 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