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환희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출산.

그러나 우리에게 출산문화라는것이 과연 있을까.

성스러운 의식의 주체여야할 우리의 여성들은 혹시 획일화된 출산문화에서
소외된 것은 아닐까.

SBS는 산모의 임신과정과 태아의 탄생에 얽힌 신비를 담은 다큐멘터리
"생명의 기적"(연출 박정훈)을 3부작에 걸쳐 방영한다.

생명의 신비로움을 향한 의학적 접근뿐 아니라 무분별한 제왕절개 시술,
가족과 산모의 격리 등 우리 출산문화의 그릇된 면까지 폭넓게 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제1부 "탄생의 혁명이 시작되다"(8일 오후10시50분)는 병원침대에 누워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병원출산의 이면에 초점을 맞춘다.

산모가 가족의 보살핌 속에 조산인의 도움으로 아이를 낳던 우리의
출산문화가 미국식 병원출산방식의 도입으로 변질되고 말았다는 것.

제작진은 미국 일본 몽골 등의 가정분만법과 조산원분만 등의 사례를
소개한다.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수중분만을 했던 뮤지컬배우 최정원씨의 분만과정도
영상에 담았다.

러시아의 수중분만법을 현대식으로 계승한 프랑스의 미셀 오덴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중분만의 장점을 알아본다.

또 세계 최고수준의 산부인과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존
레드클리프 병원의 선진사례를 취재했다.

이 병원은 지난해 1백73건의 수중분만 건수를 기록했다.

제2부 "두려움 없는 탄생"(15일 오후10시50분)은 어려움을 이기고 세상의
빛을 본 태아와 산모들의 이야기다.

자궁경부암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출산한 30대 산모의 사례와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을 알고서도 아이를 분만한 20대 여성이 출연한다.

제3부 "태아로부터의 메시지"(16일 오후10시50분)는 태교와 같은
임신환경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박정훈PD는 "가족의 축제여야할 출산이 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
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잘못된 출산문화를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