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새천년을 가장 먼저 맞이한 뉴질랜드에서 세계적인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가 축하무대에 섰다.

그는 전세계 45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
의 민요인 "마오리 송" 3곡을 불렀다.

영국의 뉴질랜드 식민지 개척과정에서 핍박받은 마오리족의 민요를 통해
새천년 지구촌 모든 민족의 평화와 사랑을 기원한 것이다.

카나와는 특히 마오리계 아버지와 영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소프라노여서 관심을 모았다.

이때 부른 3곡은 최근 그가 발표한 앨범 "키리 마오리송"(EMI)에 수록된
곡이다.

18곡 모두 남국의 신비감을 느끼게 하는 마오리어로 불러 눈길을 끌고 있는
앨범이다.

마오리송은 마오리족의 사랑과 슬픔, 상심, 자연 등을 노래하고 있다.

흑인 영가에 빗대 마오리 영가라 할 수 있다.

영국 지배에 들어간 후에는 유럽식 음악구조와 멜로디를 적절히 빌려와
세련미를 더한 민요로 발전했다.

특히 앨범 수록곡중 하나인 "포 카레카레 아나"는 "비바람이 치던 바다..."
로 시작하는 "연가"로 번안돼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EMI의 20세기 마지막 앨범이란 점도 흥미를 돋운다.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