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메시지를 전하는 대규모 설치작품전이 서울 종묘와 세종문화회관에서
동시에 열린다.

전시기간은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 1월1일부터 30일까지 한달간.

전시를 맡은 설치작가 전수천씨는 "한세기가 끝나고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뜻깊은 시점에 새로운 천년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지혜큐브"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종묘는 조선왕조의 역대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사당.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사적 제125호)으로 지정할 정도로 우리나라 대표적
건축물이기도 하다.

전씨는 이곳 정전앞 석광장위에 가로 세로 9.5cm, 높이 21cm 짜리 직육면체
2천개와 가로 세로 높이 55cm인 대형정육면체 1개등 모두 2천1개의 큐브
(육면체)를 설치한다.

이가운데 붉게 녹슨 1천개는 지나간 천년의 이미지를, 거울처럼 광택나는
또다른 1천개는 찬란하게 빛날 새천년의 이미지를 담았다.

모서리에서 바라보면 승리의 V자를 연상하게하는 구조다.

같은 형태를 취하는 각각의 큐브는 모든 가능성을 내포하며 창조적 생산과
도약을 시각화한 것이다.

중앙에 놓이는 대형큐브는 푸른빛이 감도는 투명유리로 만들어진다.

이는 다가올 첨단세기를 집약시킨 절제미를 보여주는 것으로 과거와 미래를
모두 포용한 초월적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전씨는 "지혜큐브는 사각형의 미니멀형식을 도입해 가장 절제된 미의 개념을
추구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새 시대의 지적이고 논리적인 이미지도 함축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에는 중앙과 계단에 1천1개의 은빛 큐브를 설치해 새 천년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를 나타낸다.

계단에서 역삼각형의 형태로 설치해 광장과 직사각형으로 연결된다.

전시테이프는 종묘가 1월1일 오전 10시에, 세종문화회관이 1월1일 새벽
0시에 끊는다.

9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전씨는 20세기 대표적
설치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젊은 미술학도들의 실험적 전시를 통해 21세기 미술의 비전을 점검해보는
부대전시가 함께 열린다.

부산대 수원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등 5개미술대학 재학생 20여명이
참여, 모두 20여점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분수대와 주변야외공간에 설치된다.

새천년을 맞이하면서 나름대로의 창조적 예술과 숨겨진 작가들을 발굴하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전시다.

(02)3991-578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