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문화인협회회(회장 최동호 고려대교수)는 최근 "자랑스런 시사랑인상"
을 제정하고 첫 수상자로 남궁인(67)전 청호문화사 대표와 김선향(55)경남대
영문과 교수를 선정했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는 시의 향기로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자는 취지에서 지난 6월 발족한 순수 민간단체.

한달에 한번씩 시사랑 모임을 갖고 있다.

회원은 약 4백명이다.

수상자 남궁인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문학 청년"이다.

지하철에서도 신문 대신 시집만 읽고 시작 메모를 한 묶음씩 들고 다닌다.

최근 모임에서는 "새도 자고 바람도 자는/산마루 외딴 초가집/밤눈 오는
소리/마당에 지붕에/나무가지에/땅위에 세상은/눈소리만 조용하다/수수깡
울타리에/살금살금 내리는/함박눈 소리/잠든 나그네 놔두고/촛불이 혼자
듣는다"("눈오는 소리" 전문)라는 자작시를 낭송해 박수를 받았다.

내년엔 시집도 낼 계획이다.

그는 "요즘 왜들 시를 어렵게 쓰는지 모르겠다"면서 "남에게 공감을 줘야
좋은 작품"이라고 자신의 문학관을 밝혔다.

김선향씨의 시사랑 열정도 대단하다.

영문학자인 그는 우리 시뿐만 아니라 영미권 시인들의 작품을 많이 소개
한다.

문학기행에도 빠짐없이 동행한다.

그는 지난해 17세기 형이상학파 대부인 영국시인 존 던의 작품 55편을
완역하고 해설까지 덧붙인 "존 던의 연가-그 사랑의 해법"을 출간하기도
했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