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조계종 전 총무원장이 5일 오후 제30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15일로 예정된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교계에서는 백양사 주지를 지낸 지선(53) 스님을 유력한 차기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보고 있다.

우선 종회내 최대계파인 육화회원의 상당수가 지선 스님을 지지하겠다고
나섰다.

지선 스님은 5일 오전 총무원장 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이날 오후 6시 시내
음식점에서 교구본사 주지와 종회의원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추대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육화회와 지선 스님 지지계파인 일여회는 선거대책본부도 공동으로 구성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고산 스님 추대를 주장해온 종회내 계파 청림회와 범어문중은 법장
(58)수덕사 주지나 정대(62) 전 중앙종회 의장을 대안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오후 2시 현재 등록을 마친 후보는 지선 스님이 유일하다.

지선 스님은 "안정과 대화합"이란 캐치 프레이즈 아래 원융 종단을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중진 승려와 재가자로 구성되는 종책자문기구
상설화 <>교구본사주지회의 강화 <>특별법 취지에 입각한 징계자 사면및 경감
<>종단및 사찰운영 투명화 <>북한불교와의 교류 확대 등을 종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법장 스님은 고질적인 종단분규 종식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종단 백년
대계를 위한 마스터플랜 설계 <>승려 노후보장및 복지 강화 <>총무원장및
교구본사 주지 선거제도 대폭 개선 <>사찰 재산 투명성 보장 <>교육사업 강화
등을 종책으로 삼고 있다.

후보 등록마감(7일)까지는 2일이나 시간이 남아 있는데다가 15일 선거일까지
여러 돌발변수도 예상되기 때문에 섣불리 판도를 예측할 수는 없으나 지선
스님과 법장 스님이 맞대결을 펼칠 경우 종단 주변에서는 지선 스님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선 스님이 당선되면 조계종에서도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이 공동으로 종권을
장악하는 "불교판 DJP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61년 장성 백양사에서 석산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지선 스님은 조계종 종정
사서실장, 제주 관음사 주지, 불교정토구현전국승가회 의장, 실천불교전국승
가회 공동의장, 조계종 개혁회의 상임부위원장, 백양사 주지 등을 지냈다.

지난해 총무원장에 도전했으나 고산 스님에게 52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80년대부터는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공동의장,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공동의장,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공동의장 등을 지냈다.

김대중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법장 스님은 60년 수덕사에서 원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중앙종회 의원,
중앙종회 사무처장, 총무원 재무부장 등을 지냈으며 생명나눔실천회 이사장과
무불선원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장기기증운동과 참선의 대중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5일로 예정된 총무원장 선거에는 종회의원 78명(3명 결원)과 24개 교구별
선거인단 10명씩 모두 3백18명이 참여한다.

만일 7일까지 다른 후보가 등록하지 않으면 지선 스님이 무투표로 당선
확정된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