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고려장 풍습을 배경으로 자연과 관습에 순응하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를 성찰한 영화.

후카자와 시치로가 쓴 동명의 단편소설을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82년
스크린에 옮긴 것으로 이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나라야마부시코는 나이든 노인을 버리는 장소인 "졸참나무산(나라야마)의
노래"에 얽힌 이야기란 뜻이다.

척박한 환경의 산골마을.

남의 음식을 훔치면 가족까지 산채로 매장할 정도의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 마을에는 기로풍습이 남아 있다.

내년이면 일흔이 되는 오린(사카모토 스미코)은 이제 졸참나무산에 갈
채비를 한다.

아직 일할 기운이 넘치지만 즐거운 표정으로 관습에 순종한다.

남모르게 성한 이빨을 부러뜨려 더이상 쓸모없는 노인임을 알리고 새로
들어온 며느리에겐 물고기를 잡는 비법을 전수한다.

오린의 그런 모습을 보는 큰아들 다츠헤이(오가타 켄)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운다.

영화는 삶과 죽음의 자연스런 순환을 꿰뚫는 "비극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산채로 죽음을 맞기 위해 덤덤히 일상의 매듭을 풀어가는 오린의 결연한
모습과 오린을 업고 졸참나무산 정상을 향하는 다츠헤이의 핏발선 눈을 통해
인간세상의 거역할 수 없는 슬픔을 들여다본다.

그 슬픔뒤에는 그러나 "생명의 약동"이 감추어져 있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떠나보낸 부모의 옷을 걸치고 육욕의 본능에 충실하면
서 끊임없이 생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땀에 찬 얼굴이 몸서리쳐질 정도로
생생히 살아있다.

< 김재일 기자 kji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