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니 불상은 진흙으로 빚은 불상에 금박을 입힌 것이다.

구리불상에 비해 부서지기 쉽기 때문에 대부분 원형을 알아보기가 힘들다.

현재 가장 오래된 진흙불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평양 원오리
폐사터에서 출토된 것이다.

금니불상의 경우 발해시대 동경성에서 발견된 "소조불상" 조각(서울대학교
소장)과 통일신라시대 성주사터에서 나온 "소조불두"(동국대학교 소장)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최근 6세기 후반께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구려 금니불상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사단법인 고구려연구회(이사장 서길수)가 공개한 "금니불여래입상".(높이
13.5cm)은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시대로 추정돼온 금니불상의 출현 시기가
삼국시대로 앞당겨지게 됐다.

이 불상은 해방전 평양근처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니불여래입상은 네모지고 통통한 양 볼, 세부 표현이 생략된 길게 늘어진
귀, 좌우로 날개처럼 뻗친 V자 모양의 옷자락 등 전형적인 고구려 불상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작은 입가에 서린 잔잔하고 은은한 미소가 특히 인상적이다.

상투처럼 불쑥 솟은 육계(정수리에 돌기한 살의 혹)와 크고 불룩한 눈두덩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납의(스님이 입는 검정 옷)가 몸을 두텁게 덥고 있다.

하단부는 좌우 대칭으로 역 오메가꼴 주름이 잡혀 있다.

불상을 검토한 한국교원대 정영호 교수는 "이 불상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금니불상으로 보인다"며 "다른 진흙불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완벽하고 예술성이 뛰어나 국보급으로 평가되기에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