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8일은 한국에 철도가 개설된지 1백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철도의 역사는 한국 근대사와 궤적을 함께 한다.

일제시대 군수물자의 수송, 한국전쟁의 수행을 거쳐 근대화와 산업화 시기
물류의 중심 역할을 맡으면서 철도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70년대 고속도로의 발전으로 철도는 찬밥신세가 됐다.

하지만 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비싼연료, 포화상태에 이른 도로교통,
환경오염 문제 등 자동차문제가 고개를 들자 철도는 대체교통으로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철도는 굴곡많은 세월을 지나왔지만 국내에는 변변한 이론서 하나
없다.

전 철도청장 최훈(64)씨는 이런 현실을 개탄해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철도산업의 혁명"(문예창작, 2만5천원)이란 책을 펴냈다.

그는 71년 교통부 수송담당 사무관으로 철도와 인연을 맺은 후 93년부터
1년6개월간 철도청장을 지낼때까지 철도의 성쇠를 모두 지켜봤다.

이 책에는 그의 이런 철도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

초창기 한국 철도의 사정에서부터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이르기까지
철도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와 함께 기술혁명과 경영혁신을 통해 철도산업의 발전을 이룩한 선진국들
의 사례도 실어 한국 철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고속철도를 철도산업의 혁명으로 보고 있다.

기존 철도를 물류기능으로 전환하고 고속철을 여객용으로 분산하면 철도산업
은 다시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각 대학의 교통대학원과 도시대학원 등에서 철도학을 가르치고 있는
최씨는 "세계적으로 1백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철도의 모든 것을 한권에
담았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철도학이란 학문이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