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낙균(58)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퇴임 후 첫 에세이집 "평등과 나눔 그 삶의
아름다움에 대하여"(열음사, 7천5백원)를 냈다.

신씨는 이 책에서 1년3개월간의 장관 재임시절을 회고하며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겪어야 하는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넘어야 할 장벽이 참으로 많다"면서 "장관
임명 전까지만 해도 여성 편견을 별로 느끼지 못했으나 입각 후 그런 편견을
느낀 적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내외에 대한 기억과 김옥길 전 이화여대 총장, 강원룡
목사, 골다 메이어 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얘기도 털어놨다.

특히 김 대통령의 여성관에 대해 남다른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 대통령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시대로 전환되는 21세기 여성의
시대를 앞두고 어머니의 권리가 아버지와 같아야 하며 딸의 권리가 아들과
같아야 한다"면서 남녀평등을 자주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책 대안을 제시할 때도 오랫동안 여성운동을 해온 자신보다 오히려 앞서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지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모를 함께 지닌 이희호 여사에 대한 인상도
각별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사람의 진정한 평등부부 관계를 "아름다운 부창부수"라고 묘사했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에 관한 얘기도 눈길을 끈다.

지난 89년 조지워싱톤대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정회장과 한국동창회 식사
자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 소탈하면서도 깊이있는 인품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만장일치로 일을 통과시키고 진행한다"는 정회장의 말을
받아 "그게 오히려 비민주적"이라고 반박했는데 의외로 "내게 그런 면이
있기는 있다"고 흔쾌하게 시인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중국방문단에 동행했을때 보여준 섬세함과 용의주도한 배려, 편안한 고향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풍모, 위대한 거인과 격의없는 범인의 뒷모습도 함께
소개했다.

이 책에는 공직생활 이후 최근 몇년간 써온 기고문과 강연, 인터뷰 원고가
담겨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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