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에 대한 응보인가 또 다른 살인인가"

MBC는 20세기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하는 "한국100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 시리즈물 중 "사형" 편을 9일 오후 11시에 방영한다.

사형제도와 사형수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되새겨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48년 건국이후 지난 97년까지 사형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9백14명에
이른다.

여전히 인권단체 등의 사형폐지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작진이 이번에 인터넷을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1천6백86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사형 폐지 주장이 47%, 사형 존속이
46%로 나타났다.

지난 94년 갤럽이 조사한 설문에서 존속 의견이 70%였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제작진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형반대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로그램은 지난 76년 마지막 유언 순간에도 자신의 억울함을 울부짖다 숨진
오휘웅씨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가 남긴 육성 녹음을 처음 공개해 그가 사형제도에 따른 억울한
희생자인지, 최후의 순간까지 거짓말을 한 천부적인 연기자였는지 추적한다.

또 지난 75년 대법원의 사형확정 판결이후 하루만에 8명의 사형수를 처형한
인혁당 사건을 통해 권력 유지를 위해 사형제도를 남용했던 역사의 아픈
기억들을 더듬어본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