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뉴욕에 있는 어느 학교에서는 새로 부임한 선생님에게 "당신이
맡게된 이 학급은 영재아이들로 구성되었습니다"라고 얘기해주었다고 한다.

사실은 평범한 아이들이 모인 학급이었지만 그 얘기를 들은 선생님은
학생들의 발전을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그 반 아이들은 보통 아이들로 다루어지는 집단에 있을 때보다
높은 평균점수를 얻었다.

그들은 영재아로 취급받았기 때문에 영재아처럼 성취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상황은 바로 "자기성취 암시"라는 말로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떤 일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개의치 않고 자신이
사실이라고 믿으면 그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그의 행동은 그 신념을
현실화시키고자 하는 데서 원동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자녀는 영재라고 믿는가.

아니면 자녀에게 늘상 하는 말이 다음과 같지는 않은 가를 집어보아야 한다.

"너는 왜 그 모양이니. 옆 집 상윤이 좀 봐라. 수학경시대회에도 나가고
피아노도 잘 친다고 하더라. 너는 도대체 잘 하는 것이 뭐가 있니. 매일
말썽이나 안 피우면 다행이지"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어떤 말을 듣고 어떤 사람으로 취급받느냐가
어린이들의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국의 희극배우와 감독으로 크게 성공한 찰리 채플린의 경우 어릴 때부터
찰리가 동네사람들의 모습을 흉내내면 어머니와 동네사람들은 배꼽을 쥐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다.

그들은 모두 찰리를 가리켜 "저 애는 천재적인 광대야"라고 말했다.

그는 일찍부터 자주 그런 말을 듣고 자랐다.

그러나 찰리는 본래 내성적이고 용기가 없는 소년이었다.

그가 어머니의 주선으로 겨우 연극의 단역을 맡았지만 너무 떨려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가 수시로 해주는 충언으로 용기를 얻곤 했다.

그의 어머니는 "찰리, 너는 세계를 사로잡는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어. 난
너를 믿는다. 믿고 말고..."라고 말씀하셨다.

아들에게 언제나 용기를 준 어머니의 이 말은 그를 천재로 키운 전 재산
이었다.

자녀의 잘못하는 점을 자꾸 들추어내어 주눅들게 하기보다는 잘하는 점을
찾아 아이들이 "나는 잘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 문정화 재능대 아동상담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