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홍성암씨가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에피소드로 엮은 소설집 "가족"
(새로운사람들)을 펴냈다.

소설속에 나오는 가족들은 하나같이 기형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

서로를 원하면서 서로를 증오하거나 자학에 빠지기 일쑤인 인물들이다.

작가는 기형적인 다섯 가족의 모습을 통해 성의 윤리가 파괴되고
자본주의적 힘의 논리에 짓눌리는 현실을 고발한다.

"증오의 늪"에서는 고혈압으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아비를 죽이려고
술을 먹이는 어미, 아들과 며느리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검은 소용돌이"에서는 의처증에 걸린 남편과 헌신적인 아내의 이야기를
대비시킨다.

수녀와 한 시골노인이 토지매매 문제를 놓고 송사를 벌이는 "수녀와
그의 증인들", 각기 다른 환자를 둔 여섯 가족이 그들의 환자에게 쏟는
사랑의 이야기를 그린 "505호 병실 가족들"도 애잔하게 읽힌다.

홍씨는 지난 97년 한국소설문학상을 받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