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 ''자기책임의 원칙''
저자 : 라이하르트 슈프렝어
역자 : 홍명희
출판사 : 생각의 나무
가격 : 9,000 원 ]

-----------------------------------------------------------------------

무책임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매번 말을 뒤집는 정치인은 물론이고 해마다 되풀이되는 수해 현장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는 관계자들을 찾기 힘들다.

무책임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공동체 사회의 앞날이 어떠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기업의 경우도 두말할 나위 없다.

독일의 경영 컨설턴트인 라이하르트 슈프렝어는 "자기 책임의 원칙"
(홍명희역, 생각의나무, 9천원)에서 이러한 책임 의식을 부활할 것을
주창한다.

일이 틀어질때 마다 남의 탓, 주변 상황 탓을 들먹이는 기업 내부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다.

강한 책임감이 기업 경쟁력 강화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일선 경영 현장에서의
사례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저자가 언급하는 "자기 책임"은 흔히 생각하는 책임감과는 다른 의미다.

그는 직장인들이 주어진 임무 앞에서 느끼는 책임감이 사실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업무에 대해 느끼는 의무감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자기 책임이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사항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그 결과를 자신의 책임으로 기꺼이 떠안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영진이 조직원들의 자기 책임 의식을 어떻게 촉진할
것인지 탐색한다.

또 자기 책임을 바라보는 조직원 스스로의 자세도 논의한다.

자기 책임은 자발적인 선택에서 출발한다.

조직원이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그가
떠나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는 자신이 선택한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저자는 의식적인 선택과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능동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수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책임감은 그에게 자유를 가져다 준다고 주장한다.

책임을 짐으로써 자기 인생의 참 주인이 된다는 뜻이다.

저자는 상관과 경영진의 의미를 분명히 구별할 것을 주문한다.

상관은 위계 서열의 관점이 강조된 조직 구조의 결과물일 뿐이다.

따라서 그의 권위는 위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저자는 조직 내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아랫 사람에게 떠 넘기는 것이
상관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조직의 책임 의식이 희박해 질수 밖에 없다.

반면 경영진은 직원들끼리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경영진의 임무는 분쟁을 조정하는 보안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
각자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과정에서 자기 책임 의식이 저절로 커간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모범을 정해 놓고 구성원들을 그 틀에 끼워 맞추려는 경영 방식을
비판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이 달의 직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본보기를 중시하는 기업 문화는 그러나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수동적
조직원을 양산하고 만다.

모범이라는 짐에 눌려 자아에 중심을 둔 사고가 힘을 쓰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 경우 직원들이 종속적인 성향을 갖기 쉽고 책임감 또한 크게
약해진다고 우려한다.

게다가 오늘날 인류의 지식은 약 4년 반마다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고정된 목표를 본보기로 정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라고 충고
한다.

"행하는 자가 힘을 갖는다" "모든 일은 당신이 그린 자화상 중의
하나이다"등 자기 책임에 이르는 길을 저자의 체험을 기초로 15가지
원칙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경영진과 직원 사이에 책임 의식이 공존하려면 튼튼한 신뢰감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면 책임감을 기대할수 없다고 지적한다.

< 박해영 기자 bono@ >

[ 슈프렝어의 15가지 자기 책임의 원칙 ]

1. 행하는 자가 힘을 갖는다
2. 당신이 행한 모든 일의 책임은 당신에게서 비롯되고 당신에게서
끝난다
3. "나는 할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렇게 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이다
4. 당신은 매순간 스스로 전력 투구한 것을 인생에서 돌려 받는다
5. 모든 일은 당신이 그린 자화상 중의 하나이다
6. 당신의 현재 모습은 바로 당신 회사의 모습이다
7. 자기 자신에 머무는 사람이 가장 멀리 갈수 있다
8. 다른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밟는 사람은 자신의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9. 경영의 권한은 당신이 가진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주어진 것이다
10. 자기 책임은 양도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11. 직원들이 스스로 할수 있는것을 경영진이 대신 하지 말라
12. 불평하지 말라. 행동으로 반응하라
13. 보상과 처벌을 삼가라. 비판은 효력이 없다
14. 평가절하나 경멸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15. 자기를 존경할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존중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