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이복누이와 금지된 사랑을 나누며 겪게 되는 정체성 혼란을 다룬
영화.

"프랑스의 영상천재"로 불리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퐁네프의 연인들"이후
8년만에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제목은 원작인 허만 멜빌의 소설 "피에르, 혹은 애매모호함"(Pierre,
ou Les Ambiguities)의 머릿글자에서 따왔다.

X는 "10번째 시나리오"또는 "금기"라는 의미.

주연 배우들의 실제정사 장면으로 예술과 포르노의 경계 논란을 불러일으키
기도 했다.

부유한 외교관의 아들로 미망인 어머니(카트린 드뇌브)와 살고 있는 피에르
(기욤 드파르디외)는 단 한편의 소설로 인기를 얻은 작가.

약혼녀와 결혼을 앞둔 그의 앞에 어느날 자신이 이복누나라며 울부짖는 여인
이자벨이 나타난다.

이자벨에게 거스를 수 없는 사랑을 느낀 피에르는 그동안의 삶을 버리고
누이와 동거를 시작한다.

"불가능한 관계"를 통한 관념에의 도전은 그러나 모두의 파멸로 끝나고
만다.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왕"을 연상케 하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리얼리티"라는 화두에 집착한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 "여긴 어딜까.어디에 있는걸까"...

토막토막 내뱉어지는 대사에선 자신을 둘러쌌던 허구가 깨지고 추악한
진실과 대면한 인간들의 고통이 울컥울컥 쏟아진다.

전작보다는 줄었지만 풍부한 색감과 흑백을 대비해가며 그려내는 감각적인
영상이 여전히 돋보인다.

극도의 자아혼란을 뒷받침하는 강렬한 사운드도 인상깊다.

그러나 스토리 중심의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칸영화제에서도 "최고의 영화"로부터 "그야말로 X"에 이르기 까지 평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8월21일 개봉.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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