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원수 선생은 주옥같은 동시를 많이
남겼다.

그러나 노래로 만들어진 시는 10여곡에 불과하다.

왜 그랬을까.

그의 작품이 다소 어둡다는 게 큰 이유였다.

작곡가들이 어린이 노래는 밝고 명랑해야 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곡을
붙이기를 주저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에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따뜻함이 그윽하게 배어
있다.

눈밝은 사람이라면 이원수 문학의 저변에 흐르는 서정성을 발견할 수 있다.

작곡가 백창우씨가 그런 케이스다.

그는 이원수 동시의 노랫말을 살리면서 아이들에게 친근한 양악기와
국악기를 조화시켜 맛깔스런 동요들을 빚어냈다.

그는 "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테이프2개.악보집1권, 도서출판 보림,
1만1천원)에서 "어디만큼 오시나" "누렁아 울지 말고 나랑 같이 놀자" 등
28편을 아름다운 동요로 되살려냈다.

테이프와 별도로 CD도 만들었다.

새소리와 물소리 동물소리 같은 자연음향을 사용한 것이 이채롭다.

경쾌함을 더하기 위해 다듬이 주전자 밥그릇 숟가락 국자까지 타악기로
활용했다.

그가 우리 고유의 전래동요를 현대감각으로 편곡한 "새롭게 다듬고 엮은
전래동요"(테이프2개.악보집1권, 보림, 1만1천원)도 눈길을 끈다.

"술래잡기 노래" "해 노래" "숨바꼭질 노래" 등 59곡을 메들리로 묶은
것이다.

각종 양악기와 전통 타악기인 북 장구 꽹과리를 섞어 흥겨움을 더한다.

어린이 음악에 흔히 쓰이는 전자음악을 배제하고 통기타 피아노 하모니카
바이올린 가야금 피리 등 동서양 악기를 두루 사용한 것이다.

보림은 이들 두 동요집에 "박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라는 이름을 붙였다.

노래는 5세에서 중학생까지로 구성된 어린이 합창단 "굴렁쇠 아이들"이
맡았다.

백씨를 비롯 성인가수들도 중간중간 참여했다.

출판사측은 동요보급을 늘리기 위해 세트뿐만 아니라 테이프(4천원)
CD(8천원) 악보집(3천원)을 낱개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2)3141-2000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