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권익 향상을 위한 변론 활동과 TV 출연 등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낯이
익은 배금자(38)변호사가 "인간을 위한 법정"(책, 7천5백원)을 펴냈다.

지난 96년 법률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던 그가 하버드 로스쿨과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을 거치면서 접한 미국의 법률제도, 판례 등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책이다.

담배소송 안락사 성희롱 동성애 성차별 종교 등 최근 미국 법정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공익소송"을 중심으로 시민과 사회의 관계를 짚어보는
담론이다.

저자는 지난 54년부터 제기돼온 담배소송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45년동안 온갖 노력끝에 흡연 피해자들이 담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에서 승리하기까지 힘겨운 투쟁 과정을 판례와 함께 설명한다.

아직 국내에는 이런 사례가 없지만 우리나라도 담배인삼공사와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이 멀지 않았다고 그는 경고한다.

성희롱도 그의 주된 관심사다.

미국에서 성희롱 문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80년대 이후의 다양한 소송 사례를
분석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이성간에 때로는 동성 사이에서 일어난 여러 유형의
성희롱 사례와 판결 결과를 소개한다.

이밖에도 저자는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음란물, 언론의
사생활 침해, 동성애자들의 권익 등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법정 논쟁
을 방대한 자료와 함께 실었다.

저자는 소송과 판결이 법률과 제도의 개선, 사회의 변화, 시민들의 의식개혁
과 같은 공익에 기여할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바꾼다고 강조한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