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최고화가 단원 김홍도(1745~1806)의 삶과 예술을 학술적으로
분석한 연구서가 출간됐다.

진준현(42)서울대박물관 학예연구사의 "단원 김홍도 연구"(일지사,
3만2천원)는 3백50장의 도판과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집약시킨 책.

단원의 생애와 주변인물의 교유관계, 일반산수화, 진경산수화, 인물화,
화조화의 대표작을 분석하고 가계 연보도 실려있다.

저자에 따르면 단원은 뛰어난 천재, 낭만적 화선이기에 앞서 영.정조의 문예
부흥기가 키워낸 인물이었으며 시대여건 못지 않게 본인의 투철한 자기인식과
부단한 노력, 겸손한 성품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영.정조 시대는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이 흥성했던
시기다.

단원이라는 불세출의 화가도 혼자 큰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그는 산수 인물 영모 화조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이는 18세기 전기에 활동한 겸재 정선이 진경산수화에 치중했던 점과
대비된다.

그처럼 다방면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화가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찾기
어렵다.

그는 당대화가 김득신 신윤복뿐만 아니라 사후에 아들 김양기 김달황 윤지한
장승업, 금세기의 안중식 김규진 김은호에도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남종화풍과 도화서의 전통적 북종화풍을 절충하던 단원이 후기 들어
여유있는 문인 필묵법과 산수.

자연의 사생을 통해 한국적 시정을 잘 표현했으며 만년에는 단순한 구도와
생략적인 필치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