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니니와 양성식은 닮은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어보인다.

음악역사상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는 헝클어진 머리와 강렬한
눈빛, 초인적인 기교의 소유자였다.

현대 바이올리니스트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드는 "마"의
바이올리니스트였다.

양성식은 어떤가.

흐트러짐 없는 용모와 뻣뻣하기만 한 연주모습은 파가니니 곡을 어떻게 해석
해낼지 의문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은 파가니니가 직접 잡았던 명기 "과르네리
델 제수"(1727년 산)다.

양성식이 1백60년이란 세월의 간극을 메우고 파가니니와 만나는 매개체인
것이다.

양성식은 지난 88년 칼 플레쉬 국제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바이올리니스트.

그가 기타연주자 장승호와 함께 "양성식 플레이즈 파가니니"(모노폴리)를
새로 내놓았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스튜디오가 아닌 연주홀(영산아트홀)에서 녹음해 더욱
눈길을 끈다.

"레 스트레게"(마녀의 춤) "소나타 M.S.27" "12의 루카 소나타" 등이
실려 있다.

(02)921-8781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