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루카스의 우주 서사극 "스타워즈"시리즈는 지난 77년부터 시작됐다.

80년 "제국의 역습"에 이어 83년 "제다이의 귀환"까지 이어진 연작은 세계의
청소년과 몽상가들을 열광시켰다.

이들 3편이 벌어들인 돈은 첫 작품의 디지털 버전(98년)을 포함해 10억달러
가 넘는다.

최고 흥행기록은 20년만에 "타이타닉"에 넘어갔지만 루카스는 지난 5월부터
새로운 도전에 들어갔다.

네번째 작품 "에피소드I-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역전의 드라마를 펼칠
기세다.

"스타워즈"를 평가하는 데에는 흥행기록만으로 부족하다.

그보다는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의미가 더
크다.

80년대 미국의"스타워즈 계획"을 짜는 모태가 되기도 했지만 이 영화가
이룩한 가장 큰 업적은 영화제작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다.

첨단기술로 연출되는 현란한 특수효과와 환상적인 입체음향은 최신작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절정을 이룬다.

감독이 아무리 뛰어난 상상력을 가졌어도 제작기술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오늘의 "스타워즈"신화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루카스 감독의 비범함은 바로 창의력과 함께 첨단과학을 활용하는 응용력
에서 엿보인다.

"스타워즈"의 성공엔 공상과 탐험을 즐기는 서양의 관객풍토도 큰몫을 했다.

그 공로세력엔 전자오락에 탐닉하는 청소년들도 포함된다.

특히 할리우드영화가 오랜기간 키워 온 서부극고객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영화를 자세히 보면 웨스턴의 요소가 강하다.

마치 무대를 서부에서 우주로 바꿔 놓은 형국이다.

정의를 지키는 총잡이가 불의의 세력을 제압하는 스토리가 그런 것이다.

준마가 우주선으로 바뀌고 권총은 광선검으로 달라졌을 뿐이다.

선과 악이 최후의 혈투를 벌일 때 울리는 전자음악은 왕년의 서부극에서
듣던 서정미의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미국인의 혼을 빼는 "스타워즈"도 한국에선 성인층의 호응을 별로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보이지 않는 위험"편은 동양적 색채가 물씬한데도 말이다.

쿵후식 전통무예에 기이론까지 도입했어도 반기는 기색이 별로 안보인다.

그런 현상은 영화내용이 황당한 데다 청소년 취향의 오락극이라는 점에서
나온 것 같다.

스토리가 단순한 데 비해 등장인물의 구도가 복잡한 것도 그 원인일 수
있다.

실제 이 영화는 기존 3부작의 흐름을 모르고선 재미를 느끼기 어렵게 돼
있다.

그런데도 미국에선 이 화제작을 보려고 직장인들이 집단휴가를 낼 정도라니
그 열광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특히 청소년들의 태반은 얽히고 설킨 극중 인물의 계보를 꿰뚫고 있다니
흥미롭다.

족보를 외우는 능력이라면 한국인이 단연 앞선다는 것이 상식인데...

관객반응에서 격차가 있는 것은 정서의 차이에서 나온 현상이겠지만 미국의
청소년들이 보이는 관심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싶다.

상상력을 즐기는 그들의 남다른 호기심이야말로 오늘의 미국을 컴퓨터왕국으
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jsrim@ 편집위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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