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금성철(59)씨가 장편소설 "이단의 빛"(전2권, 도서출판 서락)을
펴냈다.

해방전후사의 혼란상과 민족분단의 배경을 색다르게 파헤친 작품이다.

비극적인 현대사의 단층에 개인의 운명을 겹쳐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최근 공개된 미국의 기밀서류에 주목했다.

미군정보고서에 따르면 46년 서울에 온 미.소 공동위원회 소련측 대표단
73명 가운데 김오진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정보기관은 그가 특수임무를 띤 공작원이라고 의심했다.

그의 정체나 활동상이 알려지지 않고 기록도 남은 게 없다.

그러나 그는 남쪽의 공산당 조직과 제휴,파괴공작을 주도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작가는 또 "한국전쟁의 기원"을 쓴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추수 봉기
모의설"을 주의깊게 보았다.

해방직후 남조선에서 일어난 총파업과 폭동이 조선공산당의 박헌영과 북조선
의 무정에 의한 밀약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소설은 이같은 두가지 사실을 축으로 전개된다.

일본 유학생 현은 대학선배 가네이의 권유로 좌익서클에 가입한다.

가네이의 본명은 박달.

모스크바에서 교육을 받은 코민테른 공작원이다.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간 현에게 가네이는 한 서점을 소개한다.

이곳은 코민테른 동양지부의 거점이다.

전쟁이 터지자 그는 미군에 체포되고 일본어학교 교관으로 일하다 소련군의
북조선 진공이 시작되면서 북으로 급파된다.

그는 평양에서 소련군과 함께 진주한 가네이를 만난다.

곧이어 미소공동위 소련대표단 일원으로 서울에 오게 된다.

공산당에 대한 탄압이 거세지자 북조선은 "추수봉기"를 획책하고
가네이를 서울로 밀파한다.

곧이어 김계조의 댄스홀 첩보공작,전주형무소 집단 탈옥, 영등포 열차사건
등이 얽히고 설켜 일어난다.

작가는 "보천보에서 시작된 분단의 시말서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원점에서
재조명하려는 시도에서 이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