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널리 알려진 "유리가면"을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극단 떼아뜨리 노리는 25일~8월15일 프랑스의 소설가 넬 베르디의 대표작
유리가면을 연극으로 꾸며 은행나무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유리가면은 원작이 소설이지만 국내와 일본에선 순정만화로 더 유명한 작품.

이번 무대에선 한 연극배우가 정상에 서기까지 겪는 좌절과 환희를 극중극
형태로 담았다.

연극계의 걸작 "홍천녀"의 주연 자리를 두고 각축은 벌이는 오유경과
신유미.

평범한 소녀였던 오유경은 그녀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 본 송여사에 의해
후계자로 지목된다.

송여사는 홍천녀의 주연배우로 명성을 날리다 불의의 사고로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된 여배우.

오유경과 경쟁하는 신유미는 어릴적부터 연기의 천재란 소리를 들어왔던
신진배우.

두 사람은 "기적의 사람"이라는 연극에서 헬렌 켈러역에 더블 캐스팅되어 첫
연기대결을 펼친다.

신유미의 어머니 하애경이 설리반 선생역을 맡으면서 둘의 경쟁은 더욱 치열
해진다.

스톱모션, 플래쉬 백 등 영화적 기법을 도입, 극전개에 속도감을 더한다.

40여권 분량의 만화를 제한된 시간안에 극중에 담아내기 위한 시도다.

"쉬리" "은행나무 침대"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이동준이 음악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전훈은 "만화의 연극화를 통해 장르간 교류의 폭을 넓히려
했다"며 "과장된 연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행위와 대사로 극의
사실성을 높이는데 치중했다"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 유리가면을 읽고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는 이항나 우현주
정재은 등 러시아 유학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평일(월쉼) 오후 7시30분, 토 오후 4시30분 7시30분, 일.공휴일 오후
3시 6시.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