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춘추가 대학로 극장에서 공연중인 쉬즈(She''s)(최석천 작.연출, 7월25
일까지)는 여성의 사회참여와 환경문제를 아카펠라 선율에 담아 전하는
뮤지컬이다.

다이옥신에 오염된 벨기에산 돼지고기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문제를 다룬 연극을 만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쉬즈는 환경을 위협하는 남성의 개발논리에 반격을 가하는 다섯 임산부들의
싸움을 그린다.

극은 자신들이 겪었던 일을 관객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임신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들른 민주는 자기 마을에 핵폐기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고 임산부클럽을 결성, 반대운동에 나선다.

임산부의 싸움은 곳곳에서 난관에 부딪힌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민주의 남편마저 그녀의 행동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여편네들이 집에서 애나 잘 나서 키울 것이지 남자들 하는 일에 무슨
잔소리냐"는 투의 빈정거림이 사방에서 들려온다.

이 대목에선 여성 관객들도 자기 일인냥 임산부들의 편에 선다.

5명의 여성 연기자들은 때로는 남편으로 때로는 법관으로 변신한다.

김현진은 임산부, 건설소장, 검사, 산파역을 무리없이 소화해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 낸다.

하지만 잦은 장면전환은 극 흐름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시종일관 변화없는
조명도 극을 밋밋하게 만든다.

자연을 상징하는 순백의 무대배경과 의상은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쓰레기 처리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쟁도 찾아 볼 수 없다.

아카펠라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코자 한 참신한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극전체의 구성미와 연출력이 부족한 아쉬운 무대였다.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