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노래엔 터질듯한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풀어헤친 펑크머리, 광기서린 눈빛.

맨발로 무대를 누비며 뿜어내는 고음의 파워는 관객을 일거에 휘어잡는다.

공연장은 어느새 흥분의 도가니.

무대와 객석은 하나의 불꽃으로 활활 타오른다.

이은미(33).

화려한 가창력과 폭발적인 무대매너를 자랑하는 그를 사람들은 주저없이
"라이브의 여왕"이라 부른다.

그 무대의 여왕이 이번에는 강렬한 "록"을 들고 팬들을 찾는다.

5~6일 이틀간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이은미 록 콘서트"
(02-3346-3332).

한국 록의 대부인 신중현의 곡과 최근 발표한 4집앨범 곡들을 아울러 초대형
록의 제전을 펼친다.

4집은 그가 직접 제작까지 맡은 첫 앨범.

감성을 파고드는 발라드대신 신들린듯한 록사운드가 듣는이의 혼을 두드려
댄다.

"저 자신부터 감동시킬 만한 음악을 만들려고 애써요.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음악엔 팬들도 절대로 호응하지 않거든요"

89년 그룹 신촌블루스의 멤버로 처음 데뷔한 후 2백회 이상의 콘서트를
열었다.

온몸으로 토해내는 열창.

매번 공연을 마치고나면 완전 탈진상태에 빠진다.

지난해 연말 콘서트때는 두번이나 병원에 실려갔었다.

4집앨범 작업과 콘서트 준비로 인한 강행군탓이다.

공연 직전까지 팔에 링거를 꽂고 있다가 무대로 뛰어오르기도 여러번.

"무대에 서면 늘 죽을 힘을 다하게 됩니다. 극도의 흥분상태라고 해야 할까.
공연이 끝나면 언제나 너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요"

TV는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형화되고 규제된 틀은 "이은미"를 분출하기엔 너무나 좁다.

"TV출연을 일부러 피하는 건 아닌데 제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기 힘이
듭니다. 역시 라이브 무대가 제 자리인 것 같아요. 자유롭게 미친듯이
노래할 수 있으니까요"

올 9월부터 그는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강단에 선다.

매주 한차례 보컬강의다.

"요즘 신인들은 기본기가 부족한 가수가 너무 많아요. 이론과 실력을 함께
갖춘 후배를 양성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