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 차관 출신으로 한국중공업 사장을 역임한 박운서(LG상사 부회장)
씨의 "실전 신바람 경영"(한국경제신문사, 9천8백원)은 전직 경제관료가 현장
에서 체험하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밝힌 현장경험론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관료 출신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든 뒤의 현장경영론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마산 창원지역의 최강성 노조였던 한중노조와의 갈등, 발전설비 일원화조치
해제 이후의 시장개방에 따른 고군분투, 심혈을 기울였던 연봉제와 신인사
제도 등 경영에 대한 그의 신념이 잘 드러나 있다.

기업의 생존은 날로 거세지고 있는 개방화 자유화 세계화 물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같은 절박한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
한국중공업이 채택했던 경영혁신 전략은 많은 이들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

저자가 한중 사장을 맡은 직후 기업경영에 관한 조언을 부탁해 많은 얘기를
나눈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고난 뒤에 어느 전문경영인 못지 않게 훌륭한 경영자로서 혁신을
실천해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한 공기업의 몸부림이 담겨 있다.

낭비와 비효율이 체질화된 공기업의 군살을 빼고 무사안일과 소극적인
사고의 구성원을 각성시켜 변화와 개혁에 동참시키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강성노조와 대화를 거듭하면서 대결 구도에서 타협구도로 변모시키는
과정의 피나는 노력은 모든 기업인들의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노동조합원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바탕에 깔고 그들을
회사의 종속물이 아닌 주인의식으로 재무장시키려고 한 것 또한 인상 깊다.

쌓인 불신과 노노간의 갈등,상식과 사회통념에 맞지 않는 사고및 행동 등과
맞닥뜨릴 때 기업인으로서의 고민과 고통도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IMF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기업을 회생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던
각종 경영혁신 사례는 훌륭한 "거울"이다.

경영혁신은 인간중심 경영으로 가능하다는 철학으로 GE 등 우수 회사의 성공
사례를 접목시키려 애쓴 것도 높이 평가된다.

미국기업의 6시그마 운동을 도입하고 실천하는 과정까지 알기 쉽게 소개한
유익한 참고서라 할 수 있다.

< 이헌조 LG전자 고문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