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최지우(24).

그녀에겐 "백치미"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본인에게 썩 달가운 말일리 없다.

생각없어 보이는 데서 오는 아름다움.

남성 중심의 일방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그 "생각없어 보임"이 천사같이 맑고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라면 그보다 더한 아름다움이 있을까.

최지우가 천사의 날개를 달고 시청자 앞에 돌아왔다.

지난 주말 첫 선을 보인 KBS2 새 주말드라마 "유정".

어릴적 소아마비를 앓아 목발을 짚은채 한쪽 다리를 저는 아가씨 지수가
그의 역할이다.

온갖 나쁜 짓을 일삼는 사기꾼 재혁(류진)조차 그녀 앞에서는 거짓말을 못할
정도로 "순수" 그 자체인 인물이다.

"지금까지 목발을 써 본 적이 없어서 연기가 어색해 보이지나 않을까
걱정이예요. 게다가 1년 4개월만의 드라마 출연이라 떨리기도 하구요. 하지만
지수 역에 몰입하다 보면 곧 익숙해지겠죠"

그는 요즘 TV와 영화를 넘나드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한창 촬영이 진행중인 영화 "인정사정 볼것 없다"에서는 술집 호스티스
역으로 안성기 박중훈 장동건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영화는 연기력 공부에 많은 도움이 돼요. 작업 시간도 비교적 넉넉한데다
감독님이 세밀한 부분까지 지도해 주시니까요. 대신 TV 드라마에서는
순발력을 키울수 있죠"

드라마 "은실이"를 즐겨 본다는 그는 은실이를 괴롭히는 이복언니 영채
역할이 탐난다고 말했다.

"착한 여자 연기는 많이 해봤잖아요. 이젠 다양한 인물을 표현해 보고
싶어요"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