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판화가 허은영씨의 목판화전이 27일~5월9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사비나(02-736-4371)에서 열린다.

"몽환의 뜨락"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는 산 물고기 꽃 나무 구름 등을
소재로한 작품 25점이 출품된다.

"밤에 꾸는 꿈을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출품작들은 꿈속
에서나 볼수 있는 비현실적 풍경들로 가득차 있다.

산과 조충들이 무중력상태로 떠다니거나 나뭇가지에 물고기가 둥지를 트는
모습들로 현실세계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없는 것들이다.

상상과 현실의 상반된 영역들이 하나의 화면에 동시에 결합돼 통일된
영상으로 표현된다.

그는 "자꾸만 상실되어 가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몽환적
풍경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판화에라도 아름다움을 붙들어두겠다는 의지다.

그는 잉크대신 유화물감을 쓰고 작업중 판재 위의 형상을 소멸시켜 가면서
매 순간 찍어내는 소멸판법의 독특한 기법을 쓰고 있다.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