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인 2세로 일본연극계를 대표하는 작가 겸 연출가의 위치에
올라있는 김봉웅(51.일본명 스가 고헤이)씨가 자신이 쓴 연극 3편을 서울
무대에 올린다.

16일~27일 문예회관 대강당에서 공연될 "동경에서 온 형사" "평양에서 온
형사" "여형사 이야기"다.

"여형사 이야기는 일본 배우들이 일본어로 공연합니다. 서울의 연극무대에
일본어로 공연하는 작품이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지요. 앞으로 한일.문화
교류가 활성화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들 3편의 연극은 73년작인 "아타미 살인사건"(매춘수사관)을 원형으로 해
요즘 시대에 맞게 개작한 것.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의 모습을 통해 여성에 대한 차별과 동성연애자
의 삶, 재일한국인과 통일의 문제를 그리며 아픔속에서도 강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희망을 역설한다.

85년 국내에서 한차례 공연됐었다.

"85년 공연에 같이 했던 전무송 강태기 김지숙씨 등 3명의 배우가 이번에도
출연합니다. 기품이 있고 매력이 넘치는 배우들 입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손병호씨는 두 작품에서 서로 다른 역으로 출연하고, 전현아양이
아버지 전무송씨와 연기경쟁을 벌이는 것도 이채롭지요"

그는 일부 대사(평양에서 온 형사)가 한국의 정부당국자나 관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지도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아주 자극적인 대사가 일부 있지만 정치적이 아니고 예술적 시각으로
봐주었으면 합니다. 연극은 "기득권"과의 싸움이고 저 스스로 싸우는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02)8266-123.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