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임정근(51)이 원군을 얻었다.

자신이 다니는 명성교회의 김삼환 목사를 중심으로 한 후원회가 최근
결성된 것.

50대 성악가를 위한 후원회가 생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모두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의 자세로 돌아가 더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후원회의 도움으로 4월6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그로서는 9년만에 꾸미는 독창회다.

현제명의 "고향생각"으로 시작해 국내외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등 자신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선사한다.

KBS교향악단의 오보이스트인 사위 조성호가 함께한다.

"대중적인 노래를 선택했어요. "고향생각"을 첫머리에 둔 것은 어려웠던
시절을 버티게 했던 노래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서죠"

그의 젊은 시절은 궁핍했다.

첫 돌 때 아버지를 여의고 경북 영덕의 첩첩산중 60리길을 걸어서 농고를
마쳤다.

하루빨리 월급을 타기 위해 대학에선 화학공학(영남대)를 전공했다.

그리고는 음대에 재입학했다.

"공대축제 때 노래하는 것을 본 음대교수님들이 음대진학을 권유했어요.
노래에 대한 꿈도 있었고요"

이탈리아 밀라노의 베르디국립음악원에서 공부하고 돌아왔지만 국내무대는
닫혀있었다.

수석졸업장도 소용이 없었다.

기다림끝에야 기회가 찾아왔다.

"87년 서울시립오페라단의 공연을 위한 오디션에 참가해 1등으로 붙었어요.
본 키엘리의 "라 지오콘다"란 작품이었죠. 그때도 트리플캐스팅이라 기회가
없겠다 싶었는데 이탈리아 성악가의 목이 안좋다며 출연하라는 통보가
왔습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무대에 올라 멋지게 해냈다.

지방대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수도권대학(경원대)의 교수직도 얻고 큰 오페라
무대에 올라 활약했다.

그러나 그는 한결같은 생활을 유지해왔다.

아직껏 자가용도 없어 "지하철 임"이란 별명이 붙어있을 정도로 자기관리에
엄격했다.

"어려웠던 시절에 대한 기억이 노래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자기
일에 애정을 갖고 늘 성실히 임한다면 하늘도 돕게 마련이지요"

(02)3663-4663.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