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선 예상대로 "셰익스피어 인 러브"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주요 부문의 상을 나눠가졌다.

여기에 이탈리아영화인 "인생은 아름다워"가 뜻밖에 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흑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의 사회로 4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시상식
에선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작품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미술상 작곡상
(뮤지컬코미디부문) 의상디자인상 등 7개 부문상을 받았다.

존 매든이 감독한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가 젊은 여인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쓰라린 경험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쓰게 됐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다.

전쟁의 참혹성을 충격적으로 묘사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강력한 작품상후보로 꼽혔으나 작품상을 놓친 대신 감독상
음향상 편집상 등 5개부문을 수상했다.

스필버그는 "쉰들러 리스트"로 93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데 이어 생애
두번째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스필버그는 "내가 정말 이 상을 원했다고 말해도 되느냐"며 수상소감을
말하고 참전용사였던 자신의 아버지에게 영광을 돌렸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연극배우로 극중 셰익스피어와 사랑에 빠지는
바이올라역을 맡아 "아카데미의 꽃"인 여우주연상을 받은 기네스 펠트로는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펠트로는 이번에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수상하는 행운을
안았다.

남우주연상은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가 두차례나 아카데미상
을 차지한 톰 행크스(라이언일병 구하기)를 제치고 수상하는 이변을 낳았다.

아카데미 사상 외국어영화에서 남우주연상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니니는 자신이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한 이 영화에서 나치의
유태인학살로부터 아들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아버지역을 맡았다.

남우조연상은 "어플릭션"의 제임스 코번이 받았다.

여우조연상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역으로 단 8분간
연기했던 주디 덴치에게 돌아갔다.

20여년만에 영화계로 복귀한 테렌스 맬릭 감독의 "씬 레드 라인"은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한개의 상도 받지 못했다.

이밖에 주요 부문별 수상자 및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분장상=엘리자베스
<>각색상=신과 괴물
<>단편실사영화상=선거의 밤
<>단편애니메이션=버니
<>다큐멘터리상=마지막 날들
<>단편다큐멘터리상=인물:노후 로맨스에 관한 즉흥연주
<>시각효과상=어떤 꿈을 꾸더라도
<>과학기술상=어비드 테크놀로지
<>공로상=엘리아 카잔감독
<>어빙 탤버그상=노먼 쥬이드 감독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