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하는데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제가 말라 보이긴 해도 튼튼한
편이거든요."

SBS 월화드라마 "은실이"에서 은실이 역을 맡고 있는 전혜진(11.명원초등
학교 5)양.

주말을 포함해서 일주일에 촬영하는 날이 나흘이나 되지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아이답지 않은 대답이 돌아온다.

오히려 숙제와 준비물을 도와주는 학교 친구들의 이름을 들며 고마워할
정도로 어른스럽다.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보니 한술 더 뜬다.

"김치를 좋아하는데요, 특히 열무 김치가 너무너무 맛있어요"

친엄마 길례(김원희)의 곁을 떠나 청옥(원미경)의 집에서 온갖 구박에
시달리는 은실이는 전양에게 꼭 맞는 배역이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놓을 것 같은 큰 눈망울 때문이다.

"은실이는 말없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사실 전 떠들고 장난치기 좋아하는
아이예요. 드라마와는 정 반대의 모습이죠"

전양은 "은실이"에 출연하면서 좋은 점이 하나 있다고 했다.

엄마에게 존댓말을 하게 된 것.

이젠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자랑한다.

또 얼마전에는 대통령 할아버지를 "국민과의 대화"에서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눌 기회도 있었다며 즐거워 했다.

"커서는 건축 설계사가 되고 싶어요. 제가 디자인한 건물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