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발레스타들이 한무대에 선다.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 광주시립발레단
박경숙 단장, 서울발레시어터 김인희 단장.

80년대 주역무용수들로 화려하게 무대를 누볐고 지금은 국내4대 직업발레단
을 이끌고 있는 한국발레계의 간판스타들이다.

이들이 13,14일 오후6시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2회 코리아발레
페스티벌에서 "파 드 카트르"(4인무)라는 작품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다.

"파 드 카트르"는 1845년 런던초연 때에도 카를로타 그리지, 마리 탈리오니,
뤼실 그란, 파티 체리토 등 당대 최고의 발레리나 4명을 한무대에 세워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무대를 떠난지 너무 오래됐고 자칫 무용수들을 비교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망설였어요"(박경숙 단장)

"선의의 경쟁이자 발레계의 화합을 위한 자리라는 생각이 들어 공연을
결심했죠"(문훈숙 단장)

80년대 문훈숙 단장과 김인희 단장은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박경숙 단장과
최태지 단장은 국립발레단에서 각각 라이벌 무용수로 활약했다.

90년대 들어 4명 모두 30대의 나이에 직업발레단 단장이 됐고 문단장을
제외하곤 모두 현역에서 은퇴한 상태.

당연히 이번 무대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들은 요즘 주말마다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 모여 러시아 발레교사
올가 발타치에바의 지도로 맹연습을 하고 있다.

"단원들을 가르칠때 야단을 못치겠어요. 힘든걸 아니까요"(최태지 단장)

"전성기때만큼은 안되겠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박인희 단장)

코리아발레 페스티벌은 예음문화재단이 한국 발레계의 스타양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기획해 열고 있는 행사.

올해 메인공연에는 국립발레단의 김용걸 김지영 이원국 김주원,
유니버설발레단의 황재원 임혜경 전은선 권혁구, 서울발레시어터의 나인호
윤미애 황정실, 광주시립발레단의 류언이 송성호 등 현역 발레스타들이
총출동, 기량을 선보인다.

7세 어린이부터 73세 원로무용인까지 40여명이 참가, 한국발레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피날레공연도 기대되는 무대다.

(02)3703-7382~4.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