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준(26)이 달라졌다.

아이돌 스타란 이미지를 털어내고 진정한 성인 남자가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상업적 색채가 강한 시각위주의 댄스음악이 아니라 음악성을 앞세운 모던록
의 세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젠 음악만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이다.

92년 "모두 잠든 후에"로 데뷔, 가요계에 틴에이저 바람을 일으켰던
그로서는 대단한 변신이다.

"그동안 10대의 감성을 염두에 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댄스음악에
치중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은 늘 허전했어요. 저만의 색깔을 드러낼수
있는 음악에 대한 갈증이었죠"

TV에 비친 후배 댄스가수들의 모습은 그 갈증을 더하게 했다.

기계로 찍어낸 기성복 같은 댄스음악은 더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그건 음악시장의 주류인 10대 팬들의 환호와 갈채가 필요한 후배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맞춤복 같은 음악이 뭔지를 살폈어요. 저의 목소리 특성과 음악적 역량을
드러내 보이고 오랜시간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런 음악이요. 발라드와 록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크로스오버풍의 모던록"이 눈에 띄었어요"

그래서 만든게 지난해 가을에 낸 7번째 음반 "자기파괴(Self Destruction)".

10곡의 수록곡중 9곡을 직집 써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도 발휘했다.

"너를 끝으로" "파멸" "처음이야" 등이 대표곡으로 꼽힌다.

그는 27일~28일 정동이벤트홀에서 갖는 콘서트(02-736-6069)에서 그 변신의
의지를 다질 생각이다.

공연제목도 색다르게 붙였다.

가수로서 자신의 미래를 보여주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공연이란 뜻의
"나뿐 콘서트(Just Me Alone!)"다.

"26곡을 준비했습니다. 딥퍼플의 "허쉬(Hush)" 등 팝송도 불러요. 그리고
저만의 "몸짓"으로 변신을 얘기할 겁니다.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은 일종의
몸부림 같은 것이지요. 큐시트도 없고, 다만 "야생마 처럼..."이란 이미지만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요"

거듭남을 위한 굿판 형식으로 펼쳐질 "나뿐 콘서트".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올 변신에 대한 그의 의지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