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램버트라는 배우를 특징짓는 단어는 두가지일 것 같다.

"포트리스" "하이랜더" 등에서 보여준 미래세계의 전사, 다른 하나는
"모탈컴뱃" "헌티드" 등에 나타난 동양적인 이미지이다.

미국인이면서도 선과 신비를 찾아다니는 그는 별종배우임에 틀림없다.

영화 "너바나"에서도 램버트는 컴퓨터게임 프로그래머 지미로 등장, 또다시
아랍지역과 인도문화를 넘나드는 모험을 벌인다.

영화의 축은 두가지다.

지미는 자신이 창조해낸 게임속의 인물이 정체성에 회의를 품자 본사의
메인컴퓨터를 해킹해서 게임 자체를 지우려 한다.

다른 하나는 이유없이 떠나버린 옛 애인을 찾아가는 지미의 여정.

그와중에 미치광이 해커와 가상현실, 인체와 기계를 결합해서 만든 사이보그
등 미래세계를 상징하는 기호들이 관객들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너바나는 열반(Nirvana)을 뜻하는 불교용어이자 리더 커트 코베인의
권총자살로 유명해진 얼터너티브 락그룹의 이름이다.

감독은 이탈리아의 가브리엘 살바토레.

그러나 그의 상상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블레이드 러너" "론머맨" 등 다른 SF영화에서 차용한 모티브와 미래에
대한 통찰없이 겉껍질만 핥는 기호들이 그렇다.

여자 해커 나이마역의 스테파니 로카의 모습이 다테교코같은 유명게임의
주인공과 닮은 것은 재미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6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