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흔한 성형수술이 됐다는 유방확대술.

과연 여성 스스로 풍만한 유방을 원해서일까, 아니면 남성이 만들어 놓은
유방에 대한 잘못된 환상에 의한 것일까.

"유방의 역사"(매릴린 옐롬 저, 윤길순 역, 자작나무)는 다양한 시각에서
유방을 고찰한 책이다.

저자는 "여성의 유방은 누구의 것인가"하는 물음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여성의 몸을 구성하는 생물학적 기관, 신체의 일부분에 불과한 유방이
황홀한 매력을 가진 여성성의 상징으로 변모한 이유는 바로 남성에 의해서
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수천년동안 유방은 남성의 소유물이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여년동안 여성문제를 연구해온 저자는 유방의 소유와 인식에 관해
9가지 측면에서 고찰한다.

종교 신화 가정 정치 심리학 상업주의 의학 여성해방 등 다양한 시각에서
유방에 담긴 함의를 분석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인류역사, 특히 서구의 역사를 통해 여성의 유방이
어떻게 규정돼 왔는지를 진지하게 살펴본다.

저자는 지난 60년대말 미국에서 시작된 여성해방운동이 "브래지어 화형식"
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때부터 여성들이 스스로 자신의 유방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유방의 현실은 곧 여성 자신의 현실"이라며 "유방을 자신의 것으로
인식할때 비로소 여성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고 강조한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