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경제학 사전을 사려고 교보문고에 간 일이 있다.

그런데 오래전에 어느 출판사에서 내놓은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절판이 되어
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경제학 대사전을 만드는 일이 워낙 방대한 사업인데다 비용은 많이 들고
시장은 좁아서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출판사들이 선듯 나서지 못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박영사가 이것을 해 냈다.

모두 3천3백여쪽에 8천4백여 항목을 다루고 여기에 경제학 연표와 경제학
약어표, 항목색인까지 포함한 방대한 분량의 것이다.

경제학계의 발전에 큰 공헌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박영사에서 경제학 대사전이 처음 나온 것은 1964년이었으며 1974년과
1984년에 각각 10년 주기로 개정판을 낸 일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번의 출간은 제3전정판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번의 전정판에서는 제2개정판의 8천3백여 항목 가운데 1천3백여
항목을 제외하고 1천4백여 항목을 새로 추가하였을 뿐 아니라 나머지 7천개의
항목에 대해서도 전면 수정을 가하여 말하자면 새로 만든 작품이라 할
만하다.

내용의 포괄범위는 매우 광범하다.

경제학이 발전함에 따라 경영.환경.자원.역사.물리.도시.교통 등 인접과학과
의 연광성이 커지고 있는데 그러한 인접분야도 비교적 충실하게 포함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발전과정에서 있었던 풍요한 조치들과 최근의
경제문제들도 다루고 있다.

예컨대 65년에 있었던 "금리현실화조치" 72년에 있었던 "8.3 사채동결조치"
그리고 최근 경제문제로는 "IMF구제금융"이나 "금융파생상품" "유럽중앙은행"
등이 그러한 사례에 속한다.

각 항목에 대한 설명은 외국 경제학 사전의 수준에 뒤지지 않을만큼
상세하고 정확하며 이것은 이번 전정판의 큰 수확이라 할 만하다.

예컨대 경제학에 관한 내용의 경우 대학에서 배우는 경제학 교과서의 수준을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작업은 박진근 연세대 교수외 20여명의 편집위원이 약4년동안 노력하여
이루어 놓은 것이다.

1964년 초판을 만드는데 3년이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오랜 시간이 투입된
셈이다.

그만큼 방대한 사업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반 생활인을 위해서도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승 < 중앙대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