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어울리는 옷차림은 단연 한복이 제격이다.

차례를 지내거나 웃어른을 찾아뵐 때나 한복을 입어야 예의를 갖춘 것 같고
명절기분도 물씬 난다.

그러나 서양식 의복이 일상화된 요즘에는 설날 하루를 위해 한복을 일부러
장만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경제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에 설빔을 따로 준비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이럴 경우에는 평소 입는 양복의 스타일이나 입는 법을 살짝 바꿔 명절
옷맵시를 새롭게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복의 경우는 같은 옷이라도 입는 사람의 헤어스타일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간단한 머리 손질, 단아한 옷차림만으로도 설날 아침을 기쁘게 맞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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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마주하는 설날.

역시 우리옷 차림이 제격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평소에 입었던
정장으로도 설빔을 연출할 수 있다.

패션전문가들은 "신년 분위기에 맞는 화사한 이미지와 깔끔한 인상을 주는
것이 명절 옷차림의 포인트"라고 조언한다.

또 설날 웃어른댁을 방문했을때 집안일을 거들 경우를 대비해 활동하기에도
편한 옷을 골라야 한다.

LG패션 닥스의 이은주 디자인실장은 이런 의미에서 "세퍼레이트 스타일"을
권했다.

일반 정장수트처럼 상하 한벌 구성이 아니라 각각 독립된 스타일의
세퍼레이트 수트는 젊잖으면서도 편안한 멋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잔잔한 체크문양의 밝은 베이지 재킷과 옅은 회갈색톤 바지에
군청색 재킷을 입고 넥타이를 생략한 차림.

이보다 좀더 편한 차림을 원할때는 재킷안에 셔츠와 타이대신 니트 터틀넥
이나 라운드 V네크 스웨터를 입어도 좋다.

아래위 한벌의 싱글수트를 입는다면 클래식한 멋을 풍기는 투버튼 정장을
입고 화사한 색상의 넥타이로 포인트를 준다.

양복의 색상은 일반적으로 군청색이나 옅은 회색 베이지 계열이 밝은 인상을
준다.

이처럼 한 색상으로 통일할 경우 타이 셔츠 머플러 조끼 등 소품으로 변화를
줘야 딱딱하게 경직된 느낌이 덜하다.

여성은 남의 집을 방문하거나 손님을 맞을때 집안일을 도울 경우가 있으니
움직이기 불편한 옷은 이날 삼가하는 것이 좋겠다.

몸에 꼭 붙는 불편한 스타일이나 트임이 깊은 스커트및 미니스커트 등의
거동이 부자유스런 옷보다 편안한 바지정장이나 종아리 중간까지 오는 길이의
플리츠 스커트 원피스같은 움직이기 편한 옷을 입어야 한다.

또 여자 역시 한벌 정장보다는 재킷 바지 스커트 등을 따로 코디한
세퍼레이트 수트가 훨씬 부드럽게 보인다.

외출할때는 수트와 그 위에 같은 천으로 만든 코트를 짝지은 수트 앙상블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린다.

색상은 검정 회색과 같은 기본 색이 무난하고 올봄 유행컬러인 파스텔톤을
미리 선보이는 것도 색다른 멋을 풍길 것이라고 디자이너들은 조언한다.

부부가 함께 외출할때는 서로 옷색상을 조화시키거나 비슷한 아이템으로
입어 커플룩을 연출하는 것도 권할만 하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