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봄에는 답답하고 무거운 회색을 벗어버리고 노란색을 입자"

올봄 의류매장에서는 오랜만에 활기찬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겨울까지 패션계를 리드했던 회색과 검은색이 물러가고 노란색을
앞세운 파스텔톤이 봄상품의 주조색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아동복부터 성인복까지, 또 정장부터 캐주얼까지 의류매장에 전시된 거의
모든 옷들이 화사한 파스텔 색상으로 갈아입고 있다.

그중 노란색은 봄을 상징하는 포인트 컬러로 주목받고 있다.

패션디자이너들은 여러가지 노란색중 올봄에 유행할 색상계열은 푸른빛이
약간 도는 엷은 노랑, 레몬색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나리빛 선명한 노랑보다 레몬빛이 각광받는 이유는 올 상반기 유행색상이
전반적으로 파스텔톤을 띠기 때문이다.

겨울과 봄 사이를 겨냥한 상품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아이보리, 앞으로
봄상품의 중심을 이룰 파스텔톤, 여름으로 갈수록 많이 나타날 흰색 등이
대표적인 유행예상컬러다.

또 차가운 금속느낌의 실버 그레이도 사랑받을 것으로 디자이너들은
예측했다.

이런 색상들과 어울리는 것은 역시 개나리색보다는 레몬빛이다.

이처럼 지난 시즌까지는 모든 색깔에 검은색이 들어간 느낌이었다면 올해는
흰색에 물을 탄 듯 더 엷고 더 투명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겨울 색상에 다크 브라운,다크 블루라는 용어가 많이 쓰였다면
봄은 페일 핑크, 페일 스카이블루 등 색상앞에 "페일(pale)"이라는 형용사가
붙는다.

이때문에 보다 "자연의 봄"에 가까운 색상을 내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과제
이기도 하다.

패션 디자이너들은 노란색이 유행하는 이유를 새로운 세기의 개막에 대한
기대감에서 찾았다.

우리나라는 어려운 경제상황때문에 사정이 다르지만 해외에서는 2000년을
맞이하는 각종 대규모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이들 행사의 로고나 유니폼 상징탑 등의 색상이 노란색이다.

이처럼 서양에서는 노란색이 희망과 생명을 상징하는 컬러로 쓰인다.

노란색의 유행은 2000년 리빙트렌드인 자연주의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봄에는 노란색과 함께 잠자리 날개나 나비등 동식물의 모양이 유난히 많이
활용된 것도 이때문이다.

특히 잠자리의 투명하고 섬세한 날개문양은 패턴이나 브로치 등으로 많이
이용됐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의상에서 노란색이 많이 보이는 이유를 일단 답답하고
침체된 분위기에서 옷만이라도 벗어나자는 의도가 가장 크다고 말한다.

IMF체제이후 너무 오랫동안 무거운 색상이 지배했고 그것에 대한 반감으로
환한 색상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노란색은 재킷과 바지같은 중심 아이템에 쓰이기보다 스웨터
블라우스 등 일단 안으로 숨겨지는 보조 상품에 많이 사용됐다.

평상복에 환한 색상을 자주 입지 않는 일반인들의 정서에 비추어 볼때
노란색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세계물산 브랜드 ABF.

Z의 양일지 디자인팀장은 "무난한 느낌의 아이보리색 정장에 노란색 스웨터
나 블라우스로 살짝 포인트를 준 모습이 올 봄 유행스타일의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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