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공상과학소설 "환상의 항해"에는 사경을
헤매는 환자 몸 속에 세균 크기의 잠수함을 넣어 치료하는 얘기가 나온다.

이 작품이 쓰여진 것은 33년 전.

그러나 이제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샌디어연구소 과학자들은 모래 한 톨만한 마이크로머신용 트랜스미션을
개발했다.

곧 사람의 혈관 속을 돌면서 세포를 치료하는 마이크로 로봇이 활용될
전망이다.

모든 가능성의 문이 열려있는 21세기.

새 천년 "신세계"에서의 우리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인 현원복(70)전 한국과학사회연구소장은
"정말 같지 않은 미래 세상"(다락원Sci-Net)에서 우리의 미래상을 실감나게
소개한다.

그는 곧 실용화될 1백49개의 과학기술을 선별, 80여장의 컬러화보를 곁들여
미래 세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는 유전자기술을 이용한 도난방지장치 등 "하이테크 시대의 새
풍속도"와 우주열차 지중비행기 등 "초고속 시대의 교통수단", 만병통치DNA
백신 등 "생명과학의 세기" 등 환상의 유토피아가 12개 장으로 설명돼 있다.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성장산업은 오락산업.

수조원을 투입한 사계절 레저시스템 테마파크와 레포츠센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지상 4백50km 궤도를 도는 우주호텔에서 달 표면에 무인 월면차를
보내 원격조종 카레이스를 즐길 수 있다.

우주유영과 해저캠프 야영도 일상화된다.

정보혁명은 은행과 기업 업무를 혁신시킨다.

창구앞에 줄서는 모습이 사라지고 원터치 작동으로 금융.거래 관행이
개선된다.

2015년까지 집집마다 광섬유케이블이 깔리고 투표도 앉아서 한다.

주거생활 역시 개념이 달라진다.

2001년이면 햇빛을 지하에 끌어들이는 일광 시스템이 도입돼 자족형
지하도시가 건설된다.

신경세포를 모방한 "뉴런칩"이 나와 사람의 움직임에 일일이 반응하는
지능형 가전제품을 생활화할 수 있다.

인공섬은 바다를 메우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보다 비중이 약간 낮은 해중
구조물로 만든다.

달팽이를 거꾸로 세운듯한 역원추형 반 해중도시는 파도의 힘을 활용한
파력발전과 해수의 온도차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눈부실 정도다.

마하 10의 제트여객기를 타면 서울~뉴욕이 한시간대로 좁혀진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공상과학소설 내용이 거의 모두 실현된다.

장기를 마음대로 교체하고 담낭을 들어낸 환자가 다음날 퇴원한다.

노화 원인이 밝혀지면서 수명은 최고 2백살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이 당뇨와 치매를 치료하는 신약으로 각광받기도 한다.

한번 접종으로 1년간 효과를 보는 피임백신마저 등장한다.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21세기 중반에는 암과 유전병이 완전 정복될
전망이다.

인류의 에너지 걱정을 근본적으로 없애줄 핵융합발전소는 2025년께
등장한다.

우리나라 동해 밑에 있는 메탄수화물이 신에너지원으로 떠오른다.

환경파괴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지하 3천m 아래에 대량으로 가둬 지구온실
효과를 해결하고 태풍의 진로도 인공적으로 바꾼다.

2050년이면 지구 관광객이 달의 신도시를 방문하고 21세기 말에는 달공항
에서 우주선을 갈아탄 지구인들이 냉동동면 상태에서 8년 반이나 걸리는
목성과 토성 여행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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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는 과제들 =

<>뇌의 신비 =기억력과 질투심, 사랑 등 감성 영역 규명은 여전히 수수께끼.
<>고온초전도 =고온에서 초전도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천난류 문제 =구름이 없는 곳에서 생기는 난기류.항공기사고의 한 원인.
<>물질의 상실 =우주 총량은 얼마인가. 우리가 발견하기 어려운 전혀 새로운
물질로 구성돼 있는가.
<>외계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할 증거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