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을 사이에 둔채 서로 만날수 없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다.

아버지는 간첩죄로 13년을 복역한후 가석방신세로 한국에 있고 아버지의
구속후 태어난 아들은 그의 얼굴도 모른채 일본에 숨어있다.

86년 4월 북한에 국가기밀을 알려줬다는 죄목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일교포 강희철씨와 그의 아들 명완이의 사연이다.

MBC다큐스페셜은 세계인권선언 50주년 특집으로 17일 오후11시5분
과거 독재정권시절에 죄없이 희생된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과 아픔을 다룬
"건널수 없는 바다"(연출 이종현)를 방송한다.

일본 오사카에 살고 있는 13살의 명완이는 불법체류자다.

명완이가 태어나기 2주전 아버지는 간첩죄로 끌려갔고 어머니는 어린 명완이
를 두고 떠나버렸다.

돌봐줄 사람이 없는 명완이는 할머니손에 이끌려 일본으로 건너왔다.

그는 16살이 되면 일본을 떠나야 한다.

강희철씨는 86년 당시 검찰의 공소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공소기록은 헛점 투성이고 증인과 증거물도 부족했으나 강씨는
1심에서 모든 사실을 자백했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강씨 사건의 최종심을 맡았던 박우동변호사(당시 대법원 판사)조차 자신의
회고록에서 죄가 성립될 수 없었음에도 당시분위기에서 어쩔수 없이 실형을
선고했다고 토로한바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박변호사는 자신이 무기수로 만든 장본인을 직접 대면한다.

이종현PD는 "재일교포들의 경우 조총련계와 민단이 섞여 살아가기 때문에
정권의 편의대로 "간첩죄"를 뒤집어쓰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가권력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인권"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