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에서 "시간"이 어떻게 형상화되는가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삼성문화재단 삼성미술관이 기획한 "98한국현대미술전-시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에서 99년 1월 24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는 백남준 이우환 김수자 한명옥 김순기 김영진 송현숙 최재은
구본창 박홍천씨등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10명이 참가하고 있다.

백남준씨는 알 내부에 웅크리고 있는 여인 나체를 배치한 "알"을
출품했다.

윤회사상에 토대를 둔 동양적 시간개념을 형상화한 비디오작품이다.

이우환씨는 삶과 죽음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시간성에 리듬을
부여한 "점에서"및 "선에서"연작을 내놨다.

한명옥씨는 길게 이어진 무명실을 풀어 바닥에 놓았다가 전시가 끝난후
태워버리는 작업과 연속된 선드로잉을 출품, 생성과 소멸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보따리"작가로 알려진 김수자씨는 수십개의 보따리를 트럭에 싣고
2천7백27km의 길을 달리는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기록한 98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출품작을 선보이고 있다.

최재은씨는 미생물의 세계를 현미경으로 포착해 그 느린 움직임을 보여주는
비디오설치작업을, 김영진씨는 액체의 점성을 통해 시간성을 모색한
프로젝트 영상설치작업을 각각 출품했다.

또 송현숙씨는 달걀의 노른자와 흰자를 풀어 물감을 섞은 후 몇개의 획으로
완성해낸 그림과 70분짜리 영화 "회귀"를 발표하고 있으며 김순기씨는
달력의 빈칸에 관람객들이 글씨를 써 넣어 전시회기간중에 작품이 완성되는
"오늘"을 내놨다.

이 밖에 오래된 회벽의 먼지를 미세하게 포착한 구본창씨의 "시간의
그림", 카메라를 장시간 노출해 얻어진 색다른 이미지를 담은 박홍천씨의
"오픈(Open)"등 사진작품도 내걸렸다.

작가및 큐레이터와의 대화(12월 4,9,16,23일 오후 5시) 심포지엄(12월
17일 오후 1시)등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750-7859.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