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공주 무녕왕릉의 발굴은 한국 고고학계를 뒤흔든 일대 사건이었다.

이 발굴에서는 고대 사회 생활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여러 유물들이
출토됐다.

그중 가장 흥미를 끈 것은 밖을 향해 서있는 석수(6세기 초.국보162호)였다.

통통한 몸체와 다리로 볼 때 흡사 돼지와 같으나 머리에 나뭇가지 모양의
쇠뿔이 솟아있는 것을 보면 상상의 동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석수는 중국 한대 이후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뜻으로 묘실앞에 세운
진묘수의 일종이다.

포근한 느낌을 주고 웃음을 자아내는 이 동물을 무덤에 둠으로써 죽은 사람
의 영혼을 위로하려 했던 것이다.

이 석수는 전체길이 47.3cm, 높이 30cm, 폭 22cm로 응회암으로 만들었다.

입은 벌려 있고 콧구멍이 없으며 눈은 왕방울만하게 튀어나왔다.

등에는 네 곳에 불룩 나온 긴무늬가 있으며 몸통 좌우에는 날개모양 갈기가
새겨져 있다.

입술과 날개부분에 빨간 칠(주침)을 한 흔적도 보인다.

출토 당시부터 오른쪽 뒷다리는 파손되어 있었다.

석조수상은 그뒤 통일신라시대에 크게 유행했다.

또 고려 조선조에도 왕릉앞에 석수를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