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수 "소바"는 조선시대 원진스님이 만들어 준 것이었다.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작곡한 사람은 독일인 교사 엑켈트였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이를 애써 감추고 부인한다.

그들의 문화가 외래.모방형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탓이다.

지나간 일만 그런 게 아니다.

"일본 영화계의 간판 스타 다카쿠라 겐과 전후 일본이 낳은 최대의 국민가수
겸 영화배우인 미소라 히바리도 한국계다.

엔카의 제왕 이츠키 히로시,배우 올리비아 핫세와 결혼한 엔카 가수
후세 아키라 역시 한국계 스타다"

최근 출간된 일본문화 현장 보고서 "열두겹 기모노의 속사정"(홍하상 저,
삼진기획), "사쿠라꽃이 피었습니다"(김근동 저, 형상)에는 섬나라 일본의
빛과 그림자가 재미있게 반영돼 있다.

두 권 모두 역사적 배경과 현장체험을 함께 담고 있어 한.일 문화비교의
시야를 넓혀준다.

"열두겹 기모노의 속사정"은 벗길수록 신비한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집중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일본통으로 불리는 TV다큐멘터리 작가.

10년간 20여 차례 일본을 답사하고 유럽 중국 등으로 탐사여행을 다닌 그는
일본문화를 "베끼기 문화"라고 단언한다.

고대에는 한반도의 백제 고구려 신라, 중세에는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근대에 들어서는 미국 독일 영국이 그들의 문화적 모국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일본에서 베끼기를 빼면 게다와 다꾸왕 훈도시밖에
남는 게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그는 현대 일본에서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한국계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한.일 문화 교류의 미래 지침을 제시한다.

일본문화의 원류를 알면 문화개방 대응책도 쉽게 나오고 거꾸로 우리가
일본 문화산업에 진출하기도 용이하다는 얘기다.

"사쿠라꽃이 피었습니다"는 7년간 일본 주재원으로 근무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의 문화체험기다.

기업 불황극복 전략가인 저자는 사회과학적 시각에서 일본의 경제 교육
문화 현장을 분석했다.

그는 신칸센 고속열차 건설및 운행과정과 우리나라 고속철도 공사방법을
비교한다.

계획부터 졸속인데다 철도가 건설되기도 전에 차량이 들어와 낮잠을 자고
있다니.

일본에서는 복숭아 하나도 미세한 맛 차이에 따라 최고 10배까지 가격이
비싸진다.

더 좋은 제품생산을 장려하는 문화는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잉어 한마리에 2천만엔, 소 한마리에 1억엔이라는 "품질 제일주의"가
빛을 발하고 있다.

철저한 프로정신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 기업의 해외진출은 지나칠 정도로 신중하다며 우리 기업들도
철저한 시장조사와 장기비전을 갖고 대응하라고 권한다.

특히 일본으로 진출할 때는 효과적인 틈새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