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고의 문화재 수집가로 꼽히는 간송 전형필(1906-1962).

문화재에 대한 열정과 뛰어난 감식안을 함께 갖고 있던 그는 일제강점기에
사재를 털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우리의 문화재를 지켜냈다.

올해는 간송이 우리나라 첫 사립박물관인 보화각(간송미술관 전신)을 설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서울 간송미술관(762-0442)은 이를 기념, 오는 11월 11일까지 "보화각설립
60주년 기념전"을 연다.

출품된 작품은 서화 도자기등 1백여점.

간송이 학자이자 전각가였던 위창 오세창과 골동상 이순황 등의 도움을 받아
수집한 유물들로 국보급 명품이 대거 포함돼 있다.

도자기로는 청자중에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국보 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을 비롯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국보 66호)" "청자압형연적(국보 74호)"
"청자원형연적(국보 270호)" "청자기린형향로(국보 65호)" 등이 나왔다.

서화류로는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135호)"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
첩" 현재 심사정의 "촉잔도권" 등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필력을 다해 그려낸
명품들이 두루 출품됐다.

또 "행서대련 등 추사의 작품과 이한철이 그린 추사 초상도 볼 수 있다.

10만석지기의 갑부였던 간송은 문화재를 수집하면서 많은 일화를 남겼다.

1935년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을 일본골동상으로부터 2만원에 구입한 것이나
심사정의 촉잔도권을 5천원에 산후 일본 경도에서 6천원을 들여 보수와 표구
를 한 것은 유명한 얘기다.

당시 서울의 괜찮은 집 한채가 1천원이었으니 간송의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컸던가를 알 수 있다.

최완수 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간송은 암흑기에 이 나라 문화재를 잘
지켜 우리의 오랜 문화전통을 단절시키지 않도록 했다"면서 "이번에는 보화각
설립 전후 수집한 문화재중 내력이 분명한 것 위주로 전시했다"고 말했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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