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공공정책연구소(AEI)를 대표하는 논객은 마이클 노박(Michael
Novak)이다.

그의 책 가운데 "민주적 자본주의의 정신" "카톨릭 정신과 자본주의 정신"
"소명으로서의 기업" 등은 이미 국내에 번역돼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두가지 축을 바탕으로 한 시민사회의 도덕적
철학적 토대를 일관되게 규명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기업에 관한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키는 작업들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의 신간 "발명의 불씨(The Fire of Invention)"는 시민사회와 기업의
미래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은 "기업의 미래" "발명의 불씨와 이윤이라는 동인" "기업의 지배구조"
라는 3편의 독자적인 논문을 모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첫째 장에서 그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제도로서 기업의 역사와 특징을
개관하고 시민사회의 물질적 기반으로서의 기업에 대해 설명한다.

둘째 장에서는 기업을 발명과 혁신의 불씨가 되도록 하는 역동적 힘에
관해 얘기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누가 기업을 지배하고 그 구조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다.

그는 서문에서 오스카 한린의 "기업은 우리가 삶의 모든 부분에서 아는
것처럼 발명되어진 것이다.

그것은 그냥 우리들에게 다가온 것은 아니다"는 말로 기업이라는 제도를
아끼고 건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한다.

그는 또 미국인들이 위험을 감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위험을 즐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발명과 혁신이 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물론 미국 사회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사회에서도 유럽식 사회적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그리워하는 좌파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미국사회의 주류를 차지하지 못했다.

미국인들의 다수는 유럽식 체제를 원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나 자신의 재능과
운을 바탕으로 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 자유를 보장받았다.

미국 사회의 이런 분위기와 시대정신이 유럽과 미국을 차이 나게 하는
주요한 요인이었다.

미국인들 가운데 99%는 아주 가난한 상태로 미국 땅을 밟았다.

그들은 위험을 기꺼이 안고 뛰는 시대정신과 체제에 힘입어 번영의 길로
달려갈 수 있었다.

실제로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사람들이 지구촌 벤처자본의 50% 이상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위험을 체계적으로 분담하고 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아주
유용한 제도인 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기업은 도덕적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이클 노박은 이 책에서 기업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지 않고 시민사회에서
건실하게 커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대다수의 부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그들을 박해하고 경시하는 사람들이 도달하게 될 종착역은 가난뿐이란 점을
거듭 강조한다.

위험부담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위험부담자의 역할을 가볍게
여기는 한국인들은 이 책에서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출판사; Rowman & Littlefield, 1998)

< 공병호 자유기업센터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