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위원회가 문예진흥기금 모금제도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화관광부를 비롯한 문화예술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기획예산위는 문예진흥기금 조성액 2천8백49억원에다 이자 6백억원을
합하면 당초 조성목표액 3천억원을 이미 달성했다며 국고출연및 모금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정했다.

그동안 영화업계등 일부 단체에서 문예진흥기금 모금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긴 했으나 정부에서 직접 기금모금을 중단하려는 계획을 세운것은
처음 있는 일.

이에대해 문화계에서는 문예진흥기금은 정부의 문화예산 부족분을 메워줄 수
있는 유일한 공공재원이라면서 이같은 예산위의 방침은 상식밖의 일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기금모금이 중단되면 문화예술단체 지원신청건수의 20%정도밖에는 지원할 수
없으며 매년 1백억원정도의 영화진흥 지원금도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또 당초 기금조성목표액 3천억원을 지난 96년에 4천5백억원으로 상향조정
했으며 이 액수가 달성된 연후에야 모금폐지를 거론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

게다가 김대중대통령이 15대 대통령 선거 공약에서 문예진흥기금 대폭
확충을 밝힌 바 있어 모금폐지는 명분이나 시의상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이다.

문화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5년간 정착돼온 제도를 단순한 경제논리나
사소한 문제점으로 인해 폐지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면서 "항상
재정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 문화계의 발전을 위해서
문예진흥기금은 당분간 존속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