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답다.

IMF격랑에 휩쓸려 사회전체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향해 돛을
올리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최근 출간된 "IMF충격,그 이후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18가지 지혜"
(삼성경제연구소)와 "당신은 나의 작은 영웅입니다"(최정훈저 명진출판사)는
구제금융시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위기극복 지혜, 역경을 이긴
현장사람들의 얘기를 담고 있다.

"IMF충격, 그 이후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18가지 지혜"는 급변하는
우리사회를 "10대 트렌드"로 분석하고 77개 주제별 점검을 통해 4고(실업
물가 금리 환율)1저(성장)시대의 생존비결을 제시한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대표적인 흐름은 긴축과 실리주의.

중고제품과 중저가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복고상품이 유행하는가하면
더치페이, 경조사비 거품제거, 종교귀의및 귀농.귀향 현상이 늘어났다.

보장성보험과 복권판매 관념서적 수요가 증가하고 직장에서도 애사심보다
프로정신이 요구되며 스트레스로 인한 과로사가 증가한다.

캥거루족의 생활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영어교육과 무료생활강좌 자격증
취득붐이 뜨겁다.

이같은 변화의 시대를 지혜롭게 건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굴의 정신과
프로정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책이 권하는 18가지 지혜는 "아마추어시대는 끝, 믿을 건 내 실력뿐이다"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가족 도움이 필수적"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풀어라" "IMF라는 암과 싸우겠다는 투병자세를 지녀라" "평등
(equality)에서 공평(equity)으로" "허례허식을 버리고 스스로의 강약점을
분석하라" "마스트플랜을 갖고 안전망을 구축하라" "사채는 독버섯"
"맹목적인 애국심을 버리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체적으로 소화하라" 등으로
요약된다.

"당신은 나의 작은 영웅입니다"에는 IMF사태로 실직하거나 도산위험에
처한 회사가 좌절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한 실화들이 소개돼있다.

어려운 시절, 서로 도우면서 희망을 일구는 "작은 영웅"들의 재기과정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2년간 몸담은 회사에서 퇴직한 고위간부가 다섯달만에 회사옆 건물에서
분식점을 열고 배달하는 모습, 치솟는 환율로 공장 문을 닫을 지경이 된
사장이 하루종일 회사일을 하고도 밤마다 택시 운전으로 몰래바이트를 하는
현장.

거래처 부도때문에 어음사기로 몰려 구속된 남편이 사식값으로 아내에게
꽃바구니를 보내며 "결혼기념일 축하해. 사랑해요, 당신"이라고 써보낸
편지는 눈물겹다.

구조조정에 휘말려 무급휴직 발령을 받은 동료에게 10명이 조를 짜
십시일반으로 봉급을 쪼개 도와주는 IMF식 품앗이도 "고통의 강"을 함께
건너는 우리 주변의 따뜻한 풍경화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