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이달말부터 극장가가 여름시즌 흥행경쟁에
돌입한다.

이달 27일 올여름 최대의 화제작인 "고질라"가 개봉되는데 이어
"아마겟돈"이 다음달 4일부터 관객을 맞는다.

그러나 두 영화의 유명세에 눌려 다른 영화들이 개봉시기를 늦추는 바람에
영화팬의 선택폭은 상당히 좁아졌다.

직배영화, 그것도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는 SF영화들이 극장가를 점령해버린
것도 올 여름 영화시즌의 특징이다.

"고질라"는 삼성동 무역센터 빌딩보다 큰 길이 1백21m의 공룡을 내세운
영화.

"중요한 것은 크기"(Size does matter)란 선전문구처럼 영화사상 가장 큰
괴물이 등장한다.

지난 5월말 미국에서 개봉되기 전까진 공룡의 모습을 숨긴 채 트럭만한
발 크기만 보여주는 티저기법으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다.

핵실험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가 도시를 파괴한다는 내용으로 일본의
인기영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고질라는 일본 신화속에 나오는 용의 이름이다.

거대한 공룡의 모습은 볼만하지만 줄거리구조가 허약하고 논리적인 설득력이
약해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반응.

미국에서도 개봉초기의 흥행실적이 1억달러에 머무는 등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

"아마겟돈"은 거대한 혜성과 충돌할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해낸다는 내용의
영화.

이미 개봉된 "딥 임펙트"와 줄거리가 너무 흡사해 영화팬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져줄지가 미지수다.

"더 록"을 만들었던 마이클 베이가 메가폰을 잡았고 브루스 윌리스가 혜성에
핵폭탄 설치용 구멍을 뚫는 유정굴착전문가로 출연한다.

아마겟돈은 성경에 나오는 말로 인류의 종말을 의미한다.

다음달 중순부터는 디즈니가 만든 만화영화 "뮬란"을 비롯 "시티 오브
엔젤", "나홀로 집에3", "X파일", "리셀웨폰4" 등이 잇달아 개봉될 예정이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