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운동이 실천적 시민운동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비합리적이고 신비적인
요소를 없애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영훈 교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정치학)는 국학연구소가 발간하는 논문집
"국학연구" 제4집에 실은 논문 "21세기를 향한 단군운동의 과제"에서
단군운동이 민족정체의식을 확산시키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기위해서는
이같은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단군을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큰 자산이라고
규정한다.

단군을 통해서 한민족의 민족동질성을 확인할수 있고 통일의 당위성을
확보할수 있다는 것이다.

또 21세기 우리에게 던져진 세계화,윤리재건등의 과제도 단군을 활용해
해결할 수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그러나 단군운동이 상고사를 비합리적으로 설정, 성급하게 종교화를
시도해 일반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단군운동가들이 70년대 후반 공개된 "환단고기" 등 관련 사료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 단군과 상고사를 신비화함으로써 진지성과 설득력을
잃게됐다는 분석이다.

또 일부 운동가들의 성급한 종교화 경향이 종교를 초월한 국조숭앙운동의
기본 성격까지 흔들면서 단군운동에 대한 다른 종교의 공격을 자초하기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따라서 단군운동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위해서는 과학적 태도에
입각, 학제간 학자간 공동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인정할수 있는 자료와
방법론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과연 공동운명체로 통합조건을
가지고 있는지, 단군의 홍익인간 이상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동포애는
실천되고 있는지 등의 물음을 던지면서 사회운동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에 발간된 국학연구 4집은 국학연구소가 지난 90년 제3집을 펴낸뒤
8년만에 나온 것이다.

이번 4집에서는 국어학자 이극로의 자서전인 고투사십년과 대종교 2대교주인
김교헌의 배달족역사 영인본 등이 소개돼 있다.

이밖에 김교헌과 신채호 박은식 사학의 정신적 배경 등을 싣고 있다.

국학연구소는 한국대종사상연구회의 부설단체로 단군사상을 새롭게 조명,
국학을 중흥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규행 한국대종사상연구회 고문은 이책 서문에서 "국학연구가 단순히 몇몇
기성학자들의 고유영역이라는 폐쇄적 풍토에서 탈피, 대중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정신과 육신의 수행가치나 체계를 아울러 중시하는 생활개혁적인
국학연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6일자 ).